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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란 그림 자체로도 훌륭하지만 작품 속에 담긴 의미나 작가의 의도 등을 알고 보면 더욱 재미있는 예술작품입니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하는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이 열리고 있어서 관심 있으신 분들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됩니다.

 

전시장소: 기획전시실
전시기간: 2023.6.2.(금)~10.9.(월) / 휴관일 : 9.29.(추석 당일)
주     최: 국립중앙박물관, 내셔널갤러리 런던
전 시 품: 라파엘로 <성모자와 세례 요한>, 카라바조 <도마뱀에 물린 소년>, 렘브란트 <63세의 자화상>, 컨스터블 <스트랫퍼드의 종이공장>, 마네 <카페 콩세르의 한구석>, 반 고흐 <풀이 우거진 들판의 나비> 등 내셔널갤러리 런던 대표 소장품 52점

한국과 영국 수교(1883년) 140주년을 기념하여 영국 내셔널갤러리 소장 명화를 국내 최초로 공개하는 전시로, 라파엘로, 티치아노, 카라바조, 푸생, 벨라스케스, 반 다이크, 렘브란트, 고야, 터너, 컨스터블, 토머스 로렌스, 마네, 모네, 르누아르, 고갱, 반 고흐 등 서양 미술 거장들의 명화 52점을 전시합니다.

그동안 국내에서 만나보기 힘들었던 르네상스시대 회화부터 관람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인상주의 회화까지, 15~20세기 초 유럽 회화의 흐름을 살피는 이번 전시에서는 서양미술 명작을 통해 미술의 주제가 신으로부터 사람과 우리 일상으로 향하는 모습을 조명합니다.

 

도마뱀에 물린 소년

이번에 전시하는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에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 화가인 카라바조의 도마뱀이 등장하는 '도마뱀에 물린 소년'이라는 작품이 홍보포스터에 나와 있어서 이 작품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1608년경에 그려진 그림으로 당시 유럽에서는 뱀과 같은 동물들이 사람들을 공격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미술작품 속에서도 뱀이 등장하곤 하는데요, 특히나 유명한 반 고흐의 해바라기라는 작품 역시 노란 배경에 붉은 꽃뱀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에게 친숙한 소재이지만 실제로 보기엔 너무 무서운 존재이기도 한 뱀이라는 주제를 어떻게 풀어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카라바조라는 화가는 어떤 사람인가요?

카라바조는 이탈리아 출신의 화가로 본명은 미켈란젤로 메리시이며 1571년 로마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천재성을 인정받아 17세 때 당시 유명하던 화가 도메니코 기를란다요의 제자가 되었고 이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1606년 성 베드로 성당의 제단화를 그리는 도중 신성모독죄로 고발되어 로마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이 사건 후 고향으로 돌아온 카라바조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며 명성을 쌓았습니다.

카라바조는 르네상스 시대 이후 매너리즘 시기에 활동하던 화가였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기법을 많이 시도했는데요, 대표적으로 명암대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빛보다는 어둠을 강조해서 그리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성경이야기를 다루는 경우가 많았는데, 예수 그리스도 대신 인간의 모습을 그려 넣거나 잔인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어요. 이러한 특징 덕분에 당대에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후대에까지 영향을 미쳐 현대미술사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받고 있답니다.



도마뱀에 물린 소년이란 작품은 어떤 작품인가요?

1610년경 그려진 도마뱀에 물린 소년은 카라바조의 초기작이자 출세작이기도 합니다. 성모 마리아에게 물을 떠다주는 세례 요한 앞에 한 소년이 서있습니다. 그리고 오른쪽 하단엔 예수 그리스도가 그려져 있는데요. 모두 어두운 배경색 안에 있지만 유독 소년만이 밝은 색 옷을 입고 있고 주변 인물들과는 달리 유일하게 빛을 받고 있습니다. 마치 주인공처럼 말이죠.
소년은 왜 이렇게 환한 표정을 짓고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소년이 가지고 있는 독사의 이빨 자국 때문입니다. 실제로 화면 왼쪽 상단 구석에 작은 뱀이 보입니다. 뱀은 소년의 몸을 물고 있으며 소년은 고통스러워 하고 있죠. 하지만 동시에 소년은 웃고 있습니다. 이것은 죽음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 인간의 모습을 상징한다고 해석됩니다. 또한 이러한 주제는 기독교 교리와도 연결되는데요. 죄 많은 인간이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으로 구원받은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네요.

 

그림 속 주인공은 누구인가요?

소년은 도마뱀이 목을 물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겁먹은 표정 없이 오히려 당당하게 서있습니다. 또한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 역시 매우 적대적이죠. 아마 저 아이는 자신의 가족 중 누군가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거나 아니면 마을사람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것 같아요. 왜 하필이면 어린아이였을까요? 아마도 어른이었다면 저런 행동을 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왜 제목이 도마뱀에 물린 소년일까요?

사실 처음 봤을때는 그냥 평범한 소년이구나 하고 지나쳤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조금 더 살펴보면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죠. 우선 왼쪽 아래에 보이는 커다란 나무기둥 위에 앉아있는 새 두 마리가 보이시나요? 마치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듯 보이는데요, 오른쪽 앞발을 들고 있는 새는 입을 벌리고 있고 반대쪽 발을 들고 있는 새는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입모양으로는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어요. 게다가 둘 다 날개깃털이 빠져있고 부리 부분도 깨져있어서 온전한 상태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어요. 즉, 지금 당장이라도 날아갈 수 있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겠죠. 그렇다면 대체 누가 저렇게 만든 걸까요?



그림 속 숨겨진 비밀

화면 중앙에 보이는 남자는 누구일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천사라고 생각하는데요. 정답은 놀랍게도 성인 남성이랍니다. 원래 원작에서는 수염이 없었지만 후대에 복원 과정에서 그려졌다고 해요. 게다가 원작은 현재 소실되었고 남아있는 건 모사 본 뿐이라 정확한 얼굴 생김새는 알 수 없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저 손가락은 무슨 의미일까요? 먼저 손 모양 그대로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채 하늘을 가리키는 제스처는 신께 기도한다는 뜻이고 나머지 세 손가락은 삼위일체를 뜻합니다. 즉 신의 존재를 나타내는 거죠. 이외에도 다양한 해석이 있으니 직접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카라바조의 도마뱀에 물린 소년이라는 작품을 살펴보았습니다. 처음 봤을 땐 별 의미 없는 그림처럼 보였지만 다시 보니 무언가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같아요. 비록 원본은 소실되었지만 여러 가지 추측들을 찾아보며 감상하니 더욱 흥미로운데요. 여러분도 각자의 방식으로 재해석해서 감상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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