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부터 소비자 중심의 ‘소비기한’ 표시제 도입

유통기한과 소비기한

내년 2023년 1월 1일부터 바뀌는 식품 관련 제도가 있습니다. 바로 소비기한입니다.
그동안 ‘유통기한’을 써 왔지만, 이제는 식품의 먹을 수 있는 기간을 의미하는 ‘소비기한’을 사용하게 됩니다!


· 유통기한
  - 제품의 제조일로부터 소비자에게 유통·판매가 허용되는 기한

· 소비기한
  - 식품 등에 표시된 보관방법을 준수할 경우 섭취하여도 안전한 기한

일반적으로 영업자가 제조·판매하는 자사 제품에 대해 소비기한을 직접 설정해야 합니다.

‘유통기한이 좀 지났는데 먹어도 될까?’

누구라도 한 번쯤 해봤을 고민입니다. 냉장고 청소를 하다 보면 최대한 필요할 때 구입하자는 소위 ‘미니멀 라이프’ 철칙이 무색하게도 유통기한이 훌쩍 넘어버린 음식들을 보게 됩니다.

케첩이나 마요네즈 같은 소스류는 물론, 간장, 참기름 등의 양념류, 건강을 위해 사둔 음료들까지 유통기한을 넘긴 제품이 수두룩합니다. 심지어 사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뜯지도 않은 땅콩소스는 유통기한이 2년 가까이 지나버렸습니다. 오 마이갓!!! 너무 오래된 제품은 당연히 폐기처분이 정답이겠지만 고민이 되는 건, 하루 이틀 지난 식재료다. ‘먹을까, 말까?’ 

2023년부터 소비자 중심의 ‘소비기한’ 표시제가 도입된다.

이제 며칠 뒤, 2023년이 되면 38년 만에 식품에 표시되는 기한이 유통기한에서 소비자 중심의 소비기한으로 변경됩니다. 이제는 영업자 중심의 유통기한이라는 용어 대신에 소비자 중심의 소비기한이라는 말에 더 익숙해져야 합니다.

2023년이 며칠 남지 않았으니 우리는 하루빨리 소비기한에 대해 공부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유통기한은 1985년도에 도입된 것으로 소비자에게 판매가 가능한 기한을 말합니다. 때문에 유통기한이 지났다 하더라도 일정 기간은 먹어도 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은 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조금이라도 유통기한이 긴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굳이 뒤쪽에 진열된 상품까지 뒤져가며 최대한 유통기한이 긴 제품을 고른 경험, 아마 대부분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유난에도 불구하고 유통기한을 넘기기 일쑤다. 이럴 땐 그냥 먹을까 싶기도 하지만 혹시 배앓이라도 하면 병원비가 더 나온다는 생각에 즉각 폐기처분해왔습니다. 많은 대다수의 분들이 유통기한을 소비기한으로 생각해온 탓에 그동안 식품 폐기에 따른 비용 증가는 물론 환경오염까지 일으켜 온 것입니다.


소비기한 표시제 도입으로 음식물 폐기는 물론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소비기한 도입은 세계적 추세에 비춰 보면 늦은편입니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는 2018년 식품 표시 규정에서 유통기한을 삭제하고 소비기한 표시를 권고한 바 있습니다. 이에 미국, 일본, 호주, 유럽연합(EU) 등 세계 주요 선진국들은 소비기한을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음식물 쓰레기 지수 보고서 2021’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매년 10억 톤의 음식물이 낭비되고 있고 이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10%나 차지한다고 하니, 소비기한 표기의 도입이 반가울 따름입니다. 


소비기한 표시제가 도입되면 식재료 선택에 고민을 덜 수 있을 것 같다.


보통 장을 볼 때 1+1 제품은 물론 대용량 제품은 최대한 피해왔습니다. 가정에서의 식품 소비가 많지 않을뿐더러, 주중에 기껏해야 집에서 저녁 한 끼만 먹을까 말까고 주말에 하루 한 끼는 꼭 외식을 하게 되니 조금 더 싸다고 사봐야 결국 버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내년부터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이 적용되면 조금은 여유 있게 생각해도 될 것 같습니다. 유통기한이 소비기한으로 바뀌면 제품에 표기되는 기간이 품목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략 17~80%까지 늘어난다. 과자의 유통기한은 45일인데 소비기한은 81일, 두부는 유통기한 17일에서 소비기한 23일, 햄은 유통기한 38일에서 소비기한 57일로 증가한다고 하니 이 정도면 식구가 적은 우리 집도 충분히 소비가 가능해집니다.


소비기한 표시제가 도입되더라도 반드시 주의할 점이 있다.


그런데, 반드시 주의할 점이 있다. 식품에 따른 보관 방법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냉장보관해야 하는 식품은 0~10도, 냉동보관의 경우엔 영하 18도 이하로 유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소비기한이 지난 식품은 이제는 절대 먹으면 안 됩니다. 

내년, 소비기한으로의 변화를 기점으로 이제 냉장고에 더 이상은 묵히는 제품이 없도록, 음식물 폐기로 인한 환경오염을 나부터라도 줄일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해야겠습니다.